사우디아라비아의 증산 계획, 글로벌 원유 시장에 큰 파장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올해 말부터 원유 증산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동안 이어졌던 감산 조치로 인해 미국을 비롯한 비(非)OPEC 국가들에 시장 점유율을 빼앗긴 것이 이번 결정의 주요 배경으로 보입니다. 사우디는 저유가를 감수하고서라도 다시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한 방침을 세웠습니다.
---
OPEC 감산 해제와 사우디의 증산
2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는 오는 12월부터 산유량을 늘리기로 했습니다. OPEC과 러시아가 포함된 산유국 협의체 OPEC+는 원래 10월에 감산 해제 조치를 시행하려 했으나, 이를 두 달 연기한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우디는 앞서 나가 증산에 돌입할 계획입니다.
현재 사우디의 원유 생산량은 하루 평균 890만 배럴이지만, 12월부터 매달 약 8만 3,000배럴씩 생산을 늘려 내년 12월까지 하루 100만 배럴을 증산할 예정입니다. 사우디는 배럴당 100달러라는 비공식 유가 목표치를 포기할 의사를 내비쳤으며, 이는 저유가 시대를 받아들이겠다는 신호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
원유 가격 급락, 에너지 업계 주가 동반 하락
사우디의 증산 소식이 전해지면서 원유 가격은 급락했습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1월 인도분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2.02달러(2.90%) 하락하여 배럴당 67.67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역시 1.86달러(2.53%) 떨어진 배럴당 71.6달러에 장을 마감했습니다.
주요 석유회사들의 주가도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
- 엑슨모빌: -1.72%
- BP: -4.1%
- 셸: -5%
- 토탈에너지: -3.3%
---
OPEC 내부 '치킨 게임' 우려
사우디아라비아가 증산을 시작하면 OPEC 회원국들 사이에서 증산 경쟁이 촉발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러한 경쟁은 ‘치킨 게임’으로 번질 수 있으며, 그 결과 원유 가격이 더욱 급락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타마스 바르가 PVM 분석가는 “OPEC 조직 안팎에서 공급 전쟁이 벌어진다면, 유가가 배럴당 40달러대로 급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습니다. 이는 글로벌 원유 시장에서 불안정성이 더욱 커질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
원유 시장의 향후 전망
사우디아라비아의 증산 계획은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 큰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감산 정책이 끝나면서 OPEC 회원국들 간의 경쟁이 격화될 수 있고, 이로 인해 원유 가격은 더욱 불안정한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