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에 대비하는 중국: 무역 전쟁의 판을 새로 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중국은 일찌감치 ‘트럼프 2기’를 염두에 둔 무역 전쟁 대비책을 구체화하고 있습니다. 위안화 약세를 감내하고, 자원 수출 제한과 외교적 공세를 강화하며, 미국과의 경제적 충돌에 맞설 준비를 착실히 다지고 있는 모습입니다.
#1. 미 국채 축소와 달러 패권 흔들기
중국은 최근 몇 년간 미국 국채 보유량을 꾸준히 줄여 왔습니다. 2017년 이후 3분의 1 이상 감소한 보유액은 현재 약 7340억 달러 수준으로, 이는 달러 패권을 약화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됩니다.
미중 갈등이 격화되면 중국은 국채를 대규모로 처분해 미국 금융시장에 충격을 줄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단순히 재정적 결단을 넘어 글로벌 경제 체제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잠재적 카드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2. 위안화 약세를 무기로 관세 상쇄
중국은 무역 전쟁의 여파로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7위안을 넘는 상황에도 개의치 않는 모습입니다. 위안화 약세는 중국의 수출품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미국 관세의 부정적 영향을 완화하는 역할을 합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위안화 환율은 2024년 달러당 7.3~7.8위안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이는 중국이 관세 충격을 감내하며 수출 주도의 경제 체제를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줍니다.
#3. 자원 무기화로 미국 압박
중국은 희귀 광물의 세계 최대 생산국이자 보유국으로, 이를 무역 전쟁의 주요 무기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2022년 갈륨과 게르마늄 수출을 제한한 데 이어 흑연, 안티몬 등 전략적 자원의 수출을 연이어 통제하며 대응 강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조치는 글로벌 공급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특히 전기차 배터리와 반도체 제조업에서 필수적인 광물 자원의 대체 공급처를 찾기 어렵게 만드는 효과를 내고 있습니다.
#4. 미국 동맹국 공략과 러시아와의 협력 강화
중국은 미국과 대립하면서도 동맹국들 간의 약한 고리를 공략하는 전략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일본, 독일, 호주와의 관계를 개선하려는 한편, 러시아와의 협력 강화를 통해 미국의 외교적 포위망을 약화시키고 있습니다.
BCA리서치의 맷 거트켄 수석전략가는 “중국이 다음 무역 전쟁 단계에서 미국 동맹국들에게 미국의 정책이 위험하다는 점을 설득하며, 유라시아에서 새로운 동맹을 확보하려 한다”고 평가했습니다.
결론: 철저한 준비로 다가올 충돌에 대비
중국은 트럼프 2기의 등장 가능성을 현실로 받아들이고, 다양한 외교적·경제적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방어 전략이 아니라, 세계 경제와 외교 질서에 중국 중심의 새로운 규칙을 만들어 가려는 적극적 움직임으로 볼 수 있습니다.
미중 무역 전쟁은 단순한 관세 인상이나 수출 제한을 넘어, 글로벌 경제 질서를 재편하려는 두 강대국의 장기적인 대립의 서막이 될 것입니다.